
1. 화양연화 줄거리
1960년대, 홍콩이 배경입니다. 그 시절 중국에서 부유한 사람들이 홍콩으로 이주하기 시작한 시절입니다. 첸 부부 역시 이주한 가족이었습니다. 첸 부부는 홍콩의 공동주택으로 이사를 왔는데 같은 날 또 다른 부부도 이사를 오게 됩니다. 짐이 뒤섞이며 차우와 첸 부인은 첫 만남이 있습니다. 공동주택의 사람들이 같이 마작을 하게 되고, 거기서 첸 부부와 차우 부부의 만남이 있었습니다. 결국 그 만남을 계기로 첸 부인의 남편과 차우의 아내는 각자의 배우자를 두고 서로 만나고 있었습니다. 차우와 첸 부인은 그 사실을 알고도 아무 말도 못 합니다. 그리고 그 둘은 결국 핸드백과 타이로 인해 서로의 배우자들의 비밀을 털어놓았습니다. 배우자들에 받은 상처로 인해 서로가 가까워집니다. 하지만 그들은 끝까지 선을 넘지 못합니다. 남들의 눈을 신경 쓰고 매우 도덕적이었던 그들은 마치 차우의 깔끔한 포마드 헤어와 깔끔한 치파오를 단정하게 입은 첸 부인을 나타내는 것 같습니다.
2. 양조위 장만옥 , 그리고 왕가위 감독의 미장센
양조위의 슬픈 눈빛을 좋아합니다. 홍콩영화가 한창 유행했던 그즈음 장국영과 함께 양조위 배우를 좋아 했습니다. 그 시절 홍콩 배우들이 가지고 있던 슬픔이 묻어 있는 우수에 찬 눈빛에 열광했던 시절이 있었던 것은 분명합니다. 화양연화에서 느껴지는 양조위의 연기는 정말 말로 할 수 없을 만큼 너무나 뛰어납니다. 영화에서 베어 나오는 그 쓸쓸한 분위기가 양조위의 연기에도 보입니다. 그의 눈빛에 이 영화는 완성된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물론 화려하고 아름다운 배우인 장만옥의 연기 또한 일품입니다. 선을 넘지 못하는 그들의 안타까운 연기가 심금을 울립니다. 거기에다가 미장센이 압권입니다. 미장센 Mise-en-Scène이란 장면, 화면속에 무언가를 노리다 라는 뜻의 프랑스어에서 유래되었다고 합니다. 영어로 표기하자면 put on stage라고 합니다. 연극과 영화 등에서 연출가가 무대 위에 모든 시각적 요소들을 배열하는 작업이라고 합니다. 특히 영화에서는 한화면 속에 담기는 이미지의 모든 구성요소들이 주제를 들어내도록 하는 감독의 작업이라고 합니다. 화양연화는 미장센의 뜻을 설명하기 위해 예를 들어도 될 만큼의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모든 화면에서 보이는 시각적 요소들이 주제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양조위 배우의 뒤로 보이는 낡은 창살이라던지 호텔방의 빨간색 커튼이라던지, 양조위 배우의 포마드 헤어와 장만옥 배우의 흐트러짐 없는 모습 또한 감독의 미장센이라 할 만큼 아름답고 슬픔이 느껴집니다.
3. 총평
화양연화는 홍콩영화 중 최고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감독의 아름다운 미장센과 더불어 당대의 최고의 배우들의 명연기까지. 그리고 슬픈 OST 마저도 이 영화를 완성시키는 하나의 도구일 뿐입니다. 두 주인공에 대한 미묘한 사랑이야기가 이 영화의 주제입니다. 상대방의 배우자 들의 부적절한 관계에 상처를 입고 외로운 그들의 이야기, 그리고 그들의 내면의 감정을 서로에 대한 사랑과 연민으로 승화시키지만 동시에 그러한 감정을 용납하지 못하는 주인공들의 이야기 입니다. 불륜이라는 타이틀이 이 영화의 주제가 아닙니다. 주인공들의 섬세한 감정 묘사와 결국은 그들의 배우자들과 똑같지 않게 감정을 용납하지 않으며 이뤄지는 이별 이야기입니다. 가장 아름다운 시절에 대한, 그러나 비밀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삶에 대한 이야기 일 수도 있습니니다. 삶이란 지나고 보면 그 시절 그때가 가장 아름다웠던 시절이니까요. 마치 영화의 제목처럼 말입니다. 마지막 차우(양조위 배우)가 사원의 틈에 그의 비밀을 털어놓고 잡초로 그 틈을 메우는 장면이 나옵니다. 결국 사랑이라고 이야기하지 못했던 그가 그곳에 사랑을 털어놓지 않았을까요? 나는 그녀를 사랑했습니다. 하고 말입니다. 그걸 바라보는 앙코르와트 사원의 동자의 뒷모습 또한 쓸쓸해 보이기 그지없습니다. 그 장면마저도 슬프고 아름답습니다. 동자의 모습이 없었으면 그렇게 까지 강렬하게 남지 않았을 수도 있었겠다 하고 생각했습니다. 감독은 옳고 그른 사랑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그냥 그들의 감정을 이야기하고 보여주고 있습니다. 애틋하고 슬픈 그들의 이야기, 왕가위 감독의 완벽한 미장센까지 이 영화를 즐기지 않을 이유가 없습니다.
'지니씨의 영화 리뷰'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아이 필 프리티 I feel pretty, 기분이 좋아지는 영화 추천 (0) | 2021.11.06 |
|---|---|
| 미드나잇 인 파리 , 영화를 보고 파리 여행을 꿈꾸다. (0) | 2021.11.04 |
|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 아이들과 함께 보기 좋은 영화 추천 (0) | 2021.11.03 |
| 비커밍 제인, 제인 오스틴의 사랑을 재 조명한 로맨스 영화 (0) | 2021.11.03 |
|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 대만 로맨스 영화추천 (0) | 2021.10.23 |
댓글